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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대 가장

영흥도 투망 인천나들이 서울근교나들이 바다투망

2018 가을쯤에 

강원도로 1박 2일 나들이를 갔었다

 

가을의 동해바다도 역시 아름다웠으며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마음과 몸이 정화 되는 느낌이었다.

 

대포항에서 회 한 접시로 먹고

사진을 찍으며 놀고 있었다.

 

엄마, 아들, 또봇의 스피드

아들이 물고기를 잡아달라고생떼를 부려, 주변 편의점에서낚싯대와 새우 미끼를 엉겹결에 사서, 팔자에도 없는 낚시를 시작하게 됐다.

물론물고기는 잡힐 리가 없었다.

 

편의점 낚시대로 낚시 중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총각시절에도 친구들이 낚시하러 가자고 하면 방갈로 안에 누워서매운탕 시켜서 소주만 먹었다.

방갈로 밖으로 나갈 일은, 오줌 누러 가거나담배 피우러 나가는 일 밖에 없었다.

낚시로 물고기 잡는 거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낚시하는 도훈이

암튼, 어색한 낚시질로 한두 시간쯤  허탕치고 있는데옆에서 모든 사정을 지켜보고 있던,

동네 주민이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내가 하고 있는 낚싯대와찌가 잘못되었으니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며

본인이 쓰던 "부위를 가위로 잘라서,  낚싯대에 묶어 주고는

학꽁치 잡는 법을 간단히 가르쳐 주고, 영화의 주인공 배우처럼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후로,

 프로 피셔맨처럼

바다에 낚싯대를 던지기만 하면, 30초도 안돼서, 학꽁치가 잡혀 올라왔다.

마치 물 밑에서 학꽁치들이 번호표를 받고 줄 서 있다가, 차례차례 내 낚싯대에

물려 올라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들은 신이 나서, 목청껏 "아파 최고'라며 뛰었다.

역시 아이라서남들에게 관심받는 것이 기분이 아주 좋은  같다.

 

잡은 물고기를 담을 것도 없어서,

근처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고추장 깡통으로

물고기 용기를 마련했다.

 

갑자기 학꽁치가 올라옴

난, 내가 학꽁치를 이렇게 많이 잡아도 되나 할 정도로 잡고 있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리더니나보고어떻게 하면 학꽁치를 이렇게  잡냐고 물어볼 지경이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학꽁치들이 미친 거 같아요"

 

 40마리쯤 잡았나우리는 집으로 늦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차를 타고 인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학꽁치를 소금구이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 강화도와 동해로 여러 번 낚시를 하러 갔는데 한 마리도 잡아본 적이 없다.

 

며칠 전에도 아들이 낚시를 하러 가자고 졸라서, 난 머리를 썼다.

동네에 전어를 수족관에 담아 놓고 전어회와 전어구이를 판매하는 집이 있었다.

제철인 전어도 먹고, 아들의 니즈(Needs)도 충족시키고자, 와이프를 꼬셔서

그 음식점으로 갔다.

 

아들은 수족관의 전어를 보고, 벌써부터 잡으려고 뜰채를 잡고 있었다.

난 아저씨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전어를 먹을 테니,

아들이 전어를 뜰 수 있게 요청을 했다.

 

주인아저씨는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허락을 해 주셨다.

 

나의 잔머리가 먹혔다는 생각으로 전어구이와 회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들은 뭔가가 부족한 듯이, 자리에서 슬금슬금 일어나며, 다시 전어가 담긴 수족관으로 가서 뜰채를 들려고 한다.

 

내가 여러 번 주의를 줬지만, 아들의 욕구와 욕망을 컨트롤할 수 없었다.

난, 무심결에 ‘다음에 아빠가 물고기 잡아줄게”라고 아들과 약속을 했다.

 

우리 아들의 기억력은 너무 좋다.

내가 깜짝깜짝 놀랄 정도다.

 

어제는 토요일 오랜만에 아들이랑 본가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아들이 오늘은 물고기를 잡고 싶다고 하며,

아빠는 거짓말 쟁이고, 약속도 안 지키는 나쁜 사람이라고 하며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아들을 진정시키기는 했으나, 거짓말쟁이 아빠가 되어버린 나는

이젠 물고기를 잡아야 할 거 같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꼈다.

 

사실 난, 낚시로는 물고기를 잡는 거에 흥미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어른들이 사용하는 투망을 가지고 물고기를 많이 잡아서

냇가에서 솥을 걸고, 어죽을 많이 끊여 먹었었다.

 

사실 내가 물고기 잡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낚싯대로 물고기 잡는 것에 재미를 못 느꼈던 것이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니,

투망은 일단 강가에선 불법이고, 바다 투망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어떤 분이 영흥도란 곳에서 투망으로 물고기 잡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이제 우리의 1호차가 되어버린 모닝을 타고 영흥도로 출발했다.

투망 구매처를 검색해 보니, 대형마트에선 팔지 않아서, 일단 영흥도 현지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지난 1년 동안 물고기 잡이에 허탕을 쳤기에, 와이프와 아들의 나에 대한 물고기 잡기 능력에 엄청난 신뢰를 갖지 않았다.

 

2019년 2월 대포항에 다시 학꽁치 잡으러 갔으나, 개미새끼 한마리도 못잡고, 사진만 찍고 있음.

 토요일 교통체증으로 거의 3시간 동안 차를 달려 영흥도에 도착했고,

낚시라고 쓰인 가게 3~4곳을 뒤져서 투망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근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중”자는 65,000원이고, “대”자는 73,000 원이다.

 

1년 동안 낚싯대를 3~4개를 샀는데,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기에

와이프는 많이 당황하는 눈치다.

 

와이프는 저 투망도 일회용으로 쓰고, 어디에 버릴 곳도 없는데, 큰일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투망 대자 73,000원

 

난 투망이 비싸 봤자 4만 원 안짝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가 투망을 이젠 칠 수 있을까 라는 질문까지 스스로 하게 되었다.

10살 때 했으니, 근 30년간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내 몸이 기억을 하고 있을까 라고

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들이 적고, 육지에서 나오는 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을 찾아서 차를 세우고,

난 투망을 들고 뚜벅뚜벅 걸어갔다.

 

 

 다행히 30년 만에 하는데, 내 몸이 기억을 하고 있었다.

 

 

내가 투망을 칠 수 있을지 내 스스로도 많이 궁금했던 것 같다.

 

 

다행히, 운 좋게 내몸이 기억을 했고, 점농어, 숭어 등을 잡을 수 있었다.

난 자신 있게 아들에게 말했다.

 

“어때 아빠 물고기 잘 잡지?”

 

돌아오는 길에 아들은 차 안에서 잠이 들었고,

와이프와 나는 잡은 물고기로 소금구이를 해서, 매형이 준 위스키와 한잔 했다.

 

신선해서 그런지 아주 맛있었다.

 

다음 주에는 강화도 쪽으로 움직여야 할 거 같다.

 

투망 73000 원 짜리, 뽕 뽑으려면, 매주 바다로 투망 던지러 가야 할 거 같다.

 

담주에는 영종도에서 더 들어간 무의도로 가서 투망질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