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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대 가장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하나개해수욕장 가족나들이

6살 아들의 물고기 잡아 달라는 등쌀에 못 이겨 바다 투망을 구입하게 되었다.

(내가 낚시대로 물고기 잡는 거에 취미가 없음)

 

지난 주말에는 영흥도를 다녀왔고,

요번에는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서울근교(?)인 영종도에서 무의도로 다리가 놓여서

자동차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무의도로 바다투망 하러 가기로 했다.

 

투망이란 자체가 내륙에서는 불법이고,

바다에서는 가능하지만, 각 지역의 부두 혹은 일부 지역에선 그 지역 어촌계에서

반달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서 투망을 던져야 한다고 들었다.

 

내가 전문직업적으로 투망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물고기 잡아달라는데, 아비된 심정으로 낚싯대로는 물고기 잡는 재주가 없고,

예전 우리 어릴 때 냇가에서 투망으로 물고기 잡던 기억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투망을 들었으니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유튜브에서 "무의도 투망"이라고 검색하니,

100% 정확한 정보는 얻을 수 없으나,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 해수욕장으로 사람들이

많이 놀러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유튜브 내용 중, 실미도에서 그물 비스무리 한것으로

친구들끼리 물고기를 잡는 영상이 있어서, 와이프에게 목적지를 실미도 해수욕장으로

이야기하고 출발했다.

 

 

실미도는 우리에게 영화 실미도로 좀 더 익숙할 것이다.

우리 집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실미도해수욕장까지 네비 검색해 보니

1시간 30분정도 나오는 것 같았다.

오늘이 국경일(개천절)이라, 시간은 조금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영종도에서 무의도 다리로 가는 길

일단,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영종도에 들어온 후,

근처 다이소에 들려 물고기나 조개를 집을 집게, 담을 버켓(바께스) 등을 구입하였고,

근처의 마트에서, 과자 음료수 등도 구매 후 무의도로 고고싱.

무의도 다리를 가기 위한 길

영종도에서 무의도로 넘어가는 다리는 개통된 지 얼마 안 돼서 인지,

떼가 묻지 않은 새 콘크리트 느낌을 받았다.

 

영종도 와 무의도 사이에 놓여진 다리

 

영종도 와 무의도 다리

 

드디어 실미도해수욕장 주차장에 도착하여 입장료 7000원 내고 입성하여 주차하였다.

쉬는 날이라,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지난 영흥도 바닷가를 생각하여, 한 손에는 투망이 담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른 한쪽에는 라면을 끓여 먹을 가스레인지 부루스타, 밥, 김치, 식수 등등이 담긴

코스트코 쇼핑가방을 어깨에 멧다.

 

바닷길이 생겨서 실미도로 걸어 들어감

엄청 무거웠지만, 아들을 위해서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40대 가장의 부담보다는

무겁지 않았기에, 난 응당 양쪽에 무거운 짐을 메고, 바다가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바닷길에서 찍은 실미도 사진

 

실미도는 물이 빠지면, 무의도 해변과 연결이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걸어서 자연스럽게 실미도로 걸어 들어갈 수가 있다.

 

실미도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은 간단하게 사진을 찍으러 가는 사람들이지,

나처럼 특수한 목적이 있어서, 양쪽 어깨에 짐을 메고 가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며, 수군수군거렸다.

갯벌로 더이상 진입 못하게 놓인 펜스

 

난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실미도로 20분 정도 걸어 들어오니, 내가 생각했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제는 관광지라서 그런지 바다와 갯벌로 못 들어가게 펜스를 쳐 놓았다.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럼 유튜브에서 그물로 물고기 잡는 영상은 뭔지 참.

 

실미도에서 무의도를 바라본 광경

 

와이프와 아들에게 역적이 된 나는, 눈을 바닥에 떨구고,

다시 무거운 짐을 메고 20분을 걸어서 무의도 주차장에 주차된 차로 짐을 옮겨야 했고

온몸에는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물길이 난 곳에도 일정 부분만 바다로 접근이 가능하지, 더 이상은 바다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접근을 하면, 바로 방송으로 펜스 밖으로 나오라는 난리다.

 

잠자리 채로 물고기를 잡겠다는 아들

 

한쪽에서는 갯벌체험으로 돈을 받고 갯벌로 들어가서 조개 등을 잡고 있었다.

아이를 동반한 여행객들은 바다에 좀 더 접근하게 해야 하는데, 너무 심하다고 불만이 많았다.

 

나도 표현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화가 많이 났다.

돈맛을 봐서, 자연환경을 돈벌이로만 이용하려 한다고 속으로 욕을 했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바닷가에 접근을 제안하는 다른 이유도 있는 것을 잘 알지만,

나에는 지금 필요한 건, 물고기 잡는 거다.

 

갯벌에서 잡은 게들

아들은 물고기를 잡지 못해서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

와이프와 난, 무의도의 다른 해수욕장인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한 40분 정도 꼬불꼬불 이동한 우리는 하나개 해수욕장에 도착했고,

여기도 사람들이 많았으나, 시간이 늦어서 하나둘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떠나는 바닷가에 우리는 텐트를 쳤다.

여기도 사람들이 많은 바닷가라 투망을 치기에는 조금 껄끄러웠다.

내가 너무 소심한지 모르겠지만, 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하나개 해수욕장 해넘이

 

그래서, 텐트를 치고 기다리다가, 물이 빠지는 새벽 시간에 바다로 나가서, 뭐래도 하나

잡아야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모기와 추위로 더는 버틸 수가 없어서,

난 아들을 간신히 설득한 후 집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도훈아! 오늘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물고기가 없고,

아빠 눈이 빨개서 너무 힘들어. 조금만 더 힘들면 눈에서 피가 날 수 있으니,

다음 주에 또 물고기 잡으러 오자?

아빠 눈에서 피 나면 도훈이도 슬프잖아! 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