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쯤이면,
강원도 인근에 숭어가 몰린다고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가끔씩 가족 나들이를 갔던
강원도 양양으로 출발했다.
도훈이가 물고기 잡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낚시는 재주가 없어서,
거금을 주고 구매한 투망을
이번에도 이용할 생각이다.
지난번,
서해안 바다 투망 당시,
강화도의 돌밭에서 투망을 던져서,
투망이 여러 군데 찢어졌었는데,
어젯밤, 우리 집 베란다에서
작은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임시 봉합수술은 진행했었다.
아침에 서울을 출발하여,
강원도 양양의 물치해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 모여 있었다.
우리는 각자 챙겨 온 장비를 들고
바다로 분주하게 걸어갔다.
아빠 : 투망과 물고기 담을 가방
아들 : 잠자리 채
엄마 : 핸드폰
오늘은 바람이 워낙 많이 불고 추워서
사람이 없을 것 같았는데,
왠 걸,
사람들이 엄청 몰려 있다.
나는 분주하게 투망을 펴서,
바다로 연거푸 던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오늘은 물고기 한 마리 보이질 않고,.
바다에서 떠밀려 온,
쓰레기만 건져내고 있었다.
바다에서
쓰레기를 하도 건져내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날 "그린피스" 대원으로
알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계속 허탕만 치고 있으니
아들도 나한테 흥미를
잃어버리고,
본인이 직접 바다로 들어가서
잠자리 채로 숭어를 잡으려 한다.
아직 2월 바다는 너무 추웠다.
바람도 매섭게 불어서 인지,
젖음 몸은 우리를 괴롭혔다.
그때서야,
주위를 둘러보니,
경량 투망을 들고 있던 전문가들은
투망을 던지지 않고,
집에 가려고 물치천에서
투망을 정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파도도 높고,
날씨가 워낙 추워서
숭어가 보이지 않아,
작업을 접고 일찍
들어가는 것 같았다.
도훈이를
불쌍하게 봤는지,
어떤 아저씨가 도훈이에게
숭어 한 마리를
주셨다.
숭어 잡으려고,
서울에서 막히는 고속도로를 운전해,
3~4시간을 왔는데....
잡진 못해서,
한마리 구했으니(?)
숙소로 들어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
너무 추워서,
숙소에 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저녁 먹으러 설악항 회센터로 고고.....
설악항은 크지 않아서 인지,
회도 다른 관광지보다
싸고 맛있어서,
줄곧 찾던 곳인데,
이번은 유난히
강원도 일대에 사람이 많이
보여서 인지,
설악항 회센터 주차장도
만원이었다.
암튼,
매운탕까지
맛있게 먹고 다시 숙소로 왔다.
다음 달
물치해변으로 가서
숭어잡이 재도전을 하려고 했으나,
눈이 오면서,
우리는 바로 서울로 향했다.
오늘 고속도로는 눈으로 조금 막혔으며,
집에서 와서
뉴스를 보니,
양양 일대에 50 cm 넘는 폭설로
고속도로가 마비되어, 차를 버리고,
주유소나 휴게소로 걸어갔다는 인터뷰를 봤다.
조금만 늦었으면,
우리도 엄청 고생을 했을 것이란 생각으로
숭어를 못 잡은 마음을 위로했다.
다음에
강원도로 학꽁치 낚시를 가서,
아빠의 체면을 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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